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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이브, 무서운 여자들이라는 정보와 해외 반응

by shupunk 2025. 5. 24.

1. 왜 무서운 여자들인가

사이코패스 킬러도, 뒤쫓는 수사요원도 여자입니다. 그게 뭐 특별하냐 싶지만, 무엇이 다른지는 일단 보면 알게 됩니다. BBC 아메리카가 제작해 지난 달 콘텐트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플레이’를 통해 국내 공개된 드라마 ‘킬링 이브’는 기존 첩보물의 틀을 깨고 세상에 없는 새로운 서사를 구축했다는 찬사를 받은 작품. 잔인하고 서늘하지만 때론 끈적하고 울컥한, 종종 웃음도 터지는 기묘하고 매력적인 이야기가 등장한겁니다. 이 드라마는 화면 가득 여기저기 피가 난무하는 장면을 태연하게 볼 수 있는 사람, 양들의 침묵, 아메리칸 사이코 등 사이코패스를 다룬 작품을 기다린 사람에게 적극 추천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닌 드라마 시리즈입니다. 주요 등장인물은 영국 정보국의 첩보인이고 킬러 덕후인 이브와 직업 만족도 최상인 사이코패스 킬러 빌라넬입니다. 강인한 여성이 선을 위해 싸우기 보다는 거침없는 악당으로 살아가는, 잔혹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같은 드라마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 드라마나 영화에서의 사이코패스는 모두 남자로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이 정도의 사이코패스 드라마라면 이런 잔혹드라마를 선호하는 관객의 갈증을 모두 해소할 수 있을것입니다.

 

2. 킬링이브의 전체 이야기

‘킬링 이브’의 두 주인공은 영국정보국(MI6)에서 일하는 이브(샌드라 오)와 싸이코패스 암살자 빌라넬(조디 코머)입니다. 빌라넬은 유럽 전역에서 상상초월 잔인한 방법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이브는 그런 빌라넬의 뒤를 쫓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단순한 도망자와 추적자가 닙니니다. 서로의 존재를 감지한 순간 강렬하게 이끌리고, 사랑인지 집착인지 증오인지 모를 미묘한 감정 속에서 파국을 향해 질주하게 됩니다. “빌라넬에 대해 얼마나 자주 생각하죠?” “거의 모든 순간이요.” 둘을 이어주는 건 자극적인 삶에 대한 열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살인을 할 때 가장 즐거워보이는 사이코패스 빌라넬은 “사람들은 어떻게 이 지겨운 삶을 계속 살아가죠?”라고 묻게 됩니다. 다정한 교사 남편과 안정적인 삶을 누리던 이브는 빌라넬의 살인 현장을 따라가며 ‘지리한 인생’에서 탈출하고픈 내면의 강한 욕구와 마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뉴욕타임스는 ‘킬링 이브’의 두 배우 샌드라 오와 조디 코머를 ‘올해의 연기자’로 선정하면서 이렇게 평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일종의 ‘고양이와 생쥐 쇼’(추격자와 도망자가 쫓고 쫓기는 이야기)다. 그런데 두 마리의 고양이 혹은 두 마리의 생쥐가 나온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누가 살인자인지, 누가 수사관인지 헷갈리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바로 협력과 배신의 반복, 집중이 필요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또한 이 드라마는 와인을 부르는 시리즈라고 불리우기도 합니다. 이브가 와인을 자주 마셔서 그런것도 있고 드라마가 주는 전체적인 분위기와 영상미들이 서로 잘 어울러져 달콤하고도 씁쓸한 와인을 생각나게 하나 봅니다. 특히 레드와인이 자주 등장합니다. 

 

3. 드라마 정보와 해외반응

‘킬링 이브’는 영국 소설가 루크 제닝스의 소설 『코드네임 빌라넬』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시리즈입니다.(한국에서는 킬링 이브1-코드네임 빌라넬, 킬링 이브2-노 투모로로 나누어 출간됐습니다) 드라마를 보며 두 사람의 복잡한 심리적 교감이 약간은 뜬금없이 느껴졌다면 원작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서로에 대한 갈망과 결핍을 갖고 있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이끌리는 과정을 소설은 훨씬 자세하고 섬세하게 묘사를 했습니다.
원작소설과 드라마에는 차이가 여러가지 있습니다. 원작에서의 이브는 ‘초록 눈에 갈색머리’로 묘사되어 있는데 반해, 드라마에선 산드라 오가 이브 역할을 맡으면서 아시안계 여성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브의 상사인 MI6 요원 캐롤린(피오나 쇼)은 원작에선 남자 캐릭터였으나 드라마에선 성별이 바뀌면서 여성들만의 서사를 완성하게 됩니다. 원작에선 빌라넬의 나이가 20대 중반, 이브는 20대 후반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40대의 샌드라 오가 출연하면서 두 주인공의 나이 차가 크게 확 벌어졌습니다. 덕분에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를수도 있겠지만 둘의 애증관계는 좀더 도발적이고 다층적으로 묘사될 수 있었습니다. 중독적인 이야기의 매력은 바로 이런 기록으로도 확인됩니다. 2018년 첫 번째 에피소드 방영 후 매회 시청자 수가 증가해 마지막 방송은 첫 방송의 두 배로 시청자가 늘어나게 됩니다. 리뷰 집계 사이트인 미국 메타크리틱 집계에 따르면 ‘킬링 이브’는 지난해 각종 매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드라마 1위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이러다가 오징에게임을 능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의 주변환경이 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직업 만족도 99.999%인 사이코패스 킬러가 살인을 직접 저지르지 못하는 직급으로 승진을 한다는 설정이 다음 시리즈에서 나오게 됩니다. 관객으로서는 갑자기 이런 설정이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상 드라마 시리즈 킬링이브였습니다.